전시제목: XOXO

전시기간: 2019 년 3 월 1 일 – 3 월 15 일
참여작가: 김도연, 김우진, 김한나라, 신지윤, 양아영, 이고운, 이동훈, 홍승혜
전시장소: 누크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평창 34 길 8-3 (03004) )
전시 오프닝: 2019 년 3 월 1 일 (금요일) 오후 5 시
관람시간 : 화~토: 11:00am~6:00pm 일, 공휴일: 1:00pm~6:00pm
*월: 휴관





히로나의 밤, 장지에 유화, 46x39.8cm, 2016
파헤치는 사람과 파헤쳐지는 사람, 장지에 유화, 35.1x31.2cm, 2016
갈 곳이 없는 사람들, 장지에 유화, 35.8x34cm, 2016







혼불, 아크릴판에 긁고 새김 , 150x55cm, 2019







친애하는 귀하,

그림 그리는 걸 너무도 사랑한 반 고흐는 말년에 노란색 물감을 먹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화가가 그토록 그림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런 일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전시 타이틀 XOXO는 ‘사랑을 담아서’라는 뜻입니다. 주로 편지나 문자 메시지의 말미에 넣는데, kiss & hug, 즉 입맞춤과 포옹하는 양팔의 모양을 본떠 만든 단어입니다. 굳이 물감을 먹지 않더라도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많을 것입니다. 특정한 대상에 대한 애정에서부터 재료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유희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는 각자만의 표현 방법이 있습니다.

김도연은 억양, 제스처, 추임새 등 비언어적 표현이 만들어내는 풍부한 의미들에 주목합니다. 언어가 온전하게 전달되지 않을 때 생기는 오해로부터 더 많은 의미가 생긴다고도 말합니다. 그는 오역이 가능한, 규정적이지 않은 언어들을 오롯이 이미지로 풀어내고자 합니다.

김우진은 사물이 가진 형태와 속성을 변형시킴으로써 사물의 쓰임새를 상이한 방식으로 탐구합니다. 그는 휴지를 물에 적셔 형태를 만들어가며 건조시키는 과정에 집중합니다. 휴지를 겹겹이 두르며 색을 중첩시키고, 최대한 구에 가까운 공을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고정되기 어려운 형태가 제시하는 의미에 대한 그의 사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김한나라는 고전적인 도상과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화려한 조각을 만듭니다. 그의 조각은 신체적 한계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고, 그가 갖고자 하는 이상향에 대한 갈망을 투사하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 이상향은 아름답고 화려해지고 싶은 욕망이며, 거대해서 무엇이든 이겨버리는 물리적 힘에 대한 욕망이기도 합니다.

신지윤의 회화는 잘라내기가 중요한 방법론으로 작동합니다. 상황적 맥락이 제거된 잘라낸 이미지들은 구체적 대상과 색면으로 인식되는 추상 사이에 위치하게 됩니다. 그는 이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시각적 균형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양아영은 그가 보았던 것과 생각한 것을 연결하거나 분리해 이를 한 화면 안에 같이 그립니다. 본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상황을 화면으로 만들기 위해 생각을 하나의 이미지로 대하며 소재로 사용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생각은, 본 것에 대한 생각이거나 그 생각에 대한 또 다른 이미지입니다.

이고운이 그의 풍경에서 주목하는 건 형태나 형상이 아닙니다. 그는 풍경을 통해 색과 농도와 구도에 대해 생각합니다. 움직이는 붓, 그 붓과 함께 뒤섞이는 색을 주목하다 보면 그의 그림은 어느덧 완성돼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풍경은 작가의 회화적 유토피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동훈은 나무로 화분을 조각합니다. 나무의 재료적 특성을 고려해 꽃의 줄기나 잎사귀와 같은 가느다란 부분은 부서지지 않을 정도의 두께로 표현합니다. 나무로 표현하기 어려운 꽃의 디테일은 채색으로 해결합니다. 재료의 특성은 자연스럽게 사실의 왜곡을 낳습니다. 그는 조각한 화분을 보고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재료와 매체의 전환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런 형태의 탄생에 주목합니다.

홍승혜는 컴퓨터 이미지의 가장 작은 단위인 픽셀의 구축을 기반으로 한 실재 공간의 운영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이번 전시에서 전시 타이틀 XOXO를 간판 형식으로 제작하는 한편, 전시 환경을 이루는 윈도우 그래픽을 통해 상점과 화랑, 기능적 공간과 예술적 공간의 경계를 탐색합니다.